지난 시간에 이어 취미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시대에 따라 특정한 취미에 대한 인식은 변화해 왔습니다. 오늘은 역사 속에서 고상한 취미와 천박한 취미가 무엇이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고상한 취미와 천박한 취미
1. 취미활동의 계급성
중세 시대에 사냥과 궁술은 재산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허용된 스포츠였습니다. 16세기 영국에서는 테니스나 볼링도 일정 수준 이상의 재산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허용하고 이를 미천한 신분인 사람들이 즐길 때는 불법행위로 간주하였습니다. 17세기 초에는 스포츠 활동에 대한 법령을 공포하여 불법적인 스포츠와 합법적인 스포츠를 구별 짓기도 하였습니다. 볼링과 같은 스포츠는 하층민에게는 불법적인 스포츠로 규정하여 이를 어기는 자들에게는 벌금형을 내리기도 하였습니다.
2. 고상한 스포츠와 천박한 스포츠
가장 대표적인 평민의 스포츠는 축구가 있었습니다. 셰익스피어는 리어왕에서 축구를 하층민의 스포츠로 규정하였습니다. 논평가 스텁스는 "축구는 악마와도 같은 경기로서 질투, 원한, 악을 키울 뿐만 아니라 때때로 싸움에서 치사로, 혹은 살인으로 이어지는 경기"라고 주장하였습니다. 16세기에서 17세기에는 영국 국왕이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 대학에 축구를 금지하는 조치를 내리기도 하였습니다.
3. 축구에 대한 인식의 변화
19세기 초에 영국 사립학교를 통해 축구는 신사적인 스포츠로 거듭났습니다. 사립학교는 각종 스포츠에 일정한 규칙을 도입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후 스포츠는 애틀레티시즘이라는 긍정적인 후광을 입으며 신사의 중요한 덕목이자 취미로 부상하였습니다. 하지만 스포츠를 전문적으로 하는 프로페셔널리즘에 대해서는 아직도 비신사적이며 천박하다고 치부하였습니다.
4. 여성의 고상한 취미와 천박한 취미
고상한 취미와 천박한 취미의 구분이 있었지만 그 기준이 종종 급속하게 바뀌기도 하였습니다. 19세기 전반까지 수를 놓거나 바느질을 하는 것은 매우 고상한 것으로 평가되었습니다. 손님을 맞이할 때도 수를 놓거나 바느질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50년이 채 지나지 않아 친지를 맞이하는 안주인이 일을 하는 것은 천박하다는 인식이 대두되었습니다. 19세기 전반에 유럽에 열풍을 일으켜 프랑스의 비평가 공쿠르가 '여성들의 마약'이라고 불렸던 피아노가 19세기 후반 피아노가 대중화되면서 천박한 취미로 여겨지기 시작하였습니다.
5. 고상한 취미와 천박한 취미
부르디외는 골프, 테니스, 요트, 승마, 스키, 펜싱과 같은 고급 스포츠에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 특징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사적 클럽과 같은 전용장소가 있다.
2) 본인이 선택한 시간에 혼자 혹은 선택된 파트너와 함께 한다.
3) 그 스포츠에 소모되는 체력이 비교적 적고 소모량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4) 그 특수한 기법을 습득하려면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5) 어렸을 때부터 투자할수록 얻을 수 있는 성과 또한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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